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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2017년 첫 전시 ‘소장품전’…“돌·나무·종이”

김수환 기자 | 기사입력 2017/01/09 [23:26]

이응노미술관, 2017년 첫 전시 ‘소장품전’…“돌·나무·종이”

김수환 기자 | 입력 : 2017/01/09 [23:26]

[대전=뉴스충청인] 이응노미술관은 2017년 1월 17일 첫 전시로 소장품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돌, 나무, 종이, 세라믹, 패브릭 등 이응노가 즐겨 사용했던 재료를 중심으로 작품이 가진 물성과 마티에르를 통해 이응노 예술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특히 1965년작 <마스크>와 1963년 문자추상 회화 <옥중에서>는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신소장품이다.

이응노는 ‘용구의 혁명’을 언급하며 창작 방식을 대담하게 실험하는 새로운 지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1959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서 다채로운 재료 사용을 통해 순수 형식 창조로 변화해가는 모더니즘 미술의 흐름을 간파했다.

결국 재료의 혁신을 통해 모더니즘 미술에 접근하는 것이 당시 이응노의 중요한 미학적 과제였다.

이 소장품전은 재료의 물질성과 마티에르에 주목해 재료의 특질을 순수 형태로 끄집어내는 이응노의 창작 방식에 주목한다.

이응노에 영향을 끼쳤던 앵포르멜 사조는 물질에 내재한 잠재적 형상에 주목하고, 재료의 물질성을 내세우며 형태 해체를 시도한 예술이다.

장 뒤뷔페, 포트리에와 같은 화가들이 타르, 시멘트, 모래, 바니시 등의 재료를 통해 회화 표면의 거친 마티에르와 물성을 강조해 비정형의 미학을 주창했듯이 이응노는 종이, 풀, 섬유의 재질을 활용해 평면에 다양한 물성과 질감을 구현했고 비형상의 추상으로 발전시켰다.

이런 방식의 재료 활용은 조소와 같은 입체작업에서도 발견된다. 나무, 돌, 세라믹을 사용한 작업은 사물을 모방하기 보다는 재료 자체의 특성을 강조하는 20세기 조각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미술사적 문맥에서 크게 유기체적 생기론, 원시적 애니미즘, 앵포르멜, 기호 & 문자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유기체적 생기론이란 장 아르프, 헨리 무어처럼 생물체의 외형이나 자연을 암시하는 유기적 곡선을 통해 사물 속에서 생명력을 찾는 작품을 포괄한다.

이응노의 세라믹 작품을 이런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원시적 애니미즘은 자코메티, 브랑쿠시가 아프리카 미술에서 조각의 생명력을 발견하였듯이, 물질 속에 내재한 원시적 힘을 찾아 단순 재료를 특수한 사물로 거듭나게 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토템>을 비롯한 이응노의 나무, 돌 조각은 그 원시적 형태를 통해 강한 표현력을 발산한다.

특히 나무에 전각의 장법을 활용하거나, 종이로 쑨 풀죽으로 만든 작품엔 한국적 감수성이 짙게 배어 있다. 표현성을 강조하는 이런 경향은 앵포르멜의 충동적 이미지와도 연관지어 볼 수 있다. 또한 문자 형태를 응용한 조각에서는 기호를 가지고 추상을 구성하는 이응노의 일관된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시도의 바탕에는 재료의 특성에 감응하는 작가의 눈과 손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 소장품전은 돌, 나무, 종이, 세라믹 그리고 그것들이 공간 속에서 관객과 만나 일으키는 예술적 감흥에 초점을 맞췄다.

이응노미술관장 이지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와 재료가 맺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그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상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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